추석을 앞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의 발걸음 소리가 잦다. 민심의 향방이 요동친다는 추석이 낼 모레이기 때문이다.

추석에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무언가 대화를 하게 되고, 그 대화 소재 중에서 그래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정치 얘기이기 때문이다.

어느 가정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논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고, 검찰총장에 대한 얘기를 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고, 이석기 의원과 국정원 얘기를 하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가정은 우리 지역의 정치 얘기도 하게 될 것이다. “시장 후보로 누가 나온데?” 에서부터 “누가 가장 유리하데?”하는 얘기들까지.

그러면 누구는 뭐가 장점이고, 누구는 뭐가 단점이라는 나름의 평가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대체적인 의견들이 모아지면 그것이 곧 민심이 되기도 한다.

내년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후보자에 대한 정당공천 여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독주지역인 여수에 안철수당의 출현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민주당이 정당공천을 하지 않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정당공천을 하지 않는 것에 원칙적인 동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선거에서 정당공천이 없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하겠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도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은 정당공천 유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정당공천 배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서 오늘은 정당공천이 없다는 전제하에 글을 쓰고자 한다. 칼럼이니만큼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서로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

정당공천이 사라지면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변화가 올까? 아마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다.

현재까지 내년 여수시장 선거에 큰 뜻을 품고 있는 후보자는 10여명에 이른다. 그 중에는 예상했던 후보도 있고 뜬금없는 후보도 있다.

그렇지만 후보들 모두가 작던 크던 나름의 지지기반은 가지고 있을 터다. 출신지가 되었든, 거주지가 되었든, 출신학교가 되었든, 개인적인 조직이 되었든.

선거를 9개월여 앞둔 현재의 상황을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어느 특정후보가 크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아직 지지할 후보를 찾지 못한 부동층이 압도적으로 높아 보인다.

현재 각 여론조사기관과 언론사에서 끊임없이 여론조사를 하고 있지만, 그 숫자를 액면 그대로 믿기도 어렵다. 다분히 의도된 여론조사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수학이 아닌 산수를 한 번 해보고자 한다. 여수의 총유권자 수는 약 23만 명이다. 그리고 최근 여수의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은 약 75%이다.

그러면 총유권자 중에서 약 172,000명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면 후보자는 몇 %의 유효표를 확보해야 당선이 가능할까?

10여명의 후보가 모두 출마한다는 전제하에 필자는 당선 가능권역을 투표자의 20~25%로 가늠한다. 유권자 수로는 약 4만 명 안팎이다.

예상이기는 하지만 이 숫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면 지금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들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대충 답이 보일 것이다.

그런데 걱정 하나가 있다. 내가 만난 많은 후보자들 중에서 아직까지 여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한 후보자를 누구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저 개인적인 연으로 그냥 도와달라는 후보자만 많다. 언론사 대표인 나에게도 그러하는데 일반 시민들을 만날 때도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도 없이 4만 명의 지지자를 확보하기 위해 개인 연고만을 만들고 다닐까봐 그것이 겁난다.

각 후보들은 이렇게 외친다. “나에게 꿈이 있다.”고.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시장 후보로 나서기 전까지 한 번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시민을 사랑해 봤는가?”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시민들은 시장 후보들에게 관심을 갖는 까닭은 그의 개인적 꿈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리의 꿈을 이뤄줄 기본적인 자질이 있는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감히(?) 한 도시의 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라면 “시장만 시켜주면 이렇게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그가 평생을 어떤 목표와 책임감과 헌신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보여줄 것이 있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많은 선거에서 후보자는 얼굴마담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배후에 선거 브로커들이 판을 치고, 거액을 받은 선거기획사들이 온갖 선거 공약으로 후보자를 화려하게 포장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 시민들은 후보자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선거에서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지역신문에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우리 동부매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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