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유홍석

여수가 실크로드 포럼을 유치해야 하는 이유

▲ 유홍석 수필가.
2012여수세계박람회는 104개국과 10개의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방문객들도 8백여만 명이 넘었다. 외국인들도 40여 만 명이 넘었다. 성공한 박람회였다. 인구 30만의 조그마한 여수가 세계 속의 여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2012년 1월 미국의 ‘CNN GO’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여수를 첫 번째로 꼽았고 영국의 BBC 방송의 자매지 ‘존리 플래닛’도 가봐야 할 곳으로 여수박람회를 꼽았다.

2012년 7월 25일 여수에서 열린 PRCUD(환태평양 도시 발전 협의회)는 ‘여수라운드 테이블 포럼’에서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임을 선언했다.

여수(麗水)란 말은 단순히 물만 맑고 깨끗하고 곱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물을 포함해서 산도 아름답고 모든 풍광이 아름답다는 의미다. 조선조 때는 여수는 한산도와 이어지는 조선 8경의 으뜸이요, 호남 제일의 명승지라고 했다.

임진왜란 때는 전라좌수영 본영과 삼도수군 통제영이 있었던 호국충절의 도시이기도 하다. 이충무공께서는 ‘若無湖南 是無國家’ 했다. 그러나 이 말을 좀 더 음미해 보면 ‘若無麗水 是無國家’란 말도 나올만하다.
이렇게 여수는 역사, 문화, 도로, 항만, 철도, 관광 등 각 방면의 인프라 구축에서도 손색이 없다. 여수는 여기서 자만하고 멈추면 끝장난다. 지금이 호기다.

여수는 선사시대부터 일본과 교류를 해왔고 기원전에도 한반도 연안을 따라 요동반도와도 직접 교류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거문도에서는 한나라 화폐 오수전이 다량 발견됐다. 이러고 보면 여수가 동북아의 중심항이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무역선 마도3호는 여수의 젓갈과 토산품 등을 실어 나르며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우리는 이미 여수 엑스포 때 104개국과 문을 열었다. 우리 선박들이 5대양 6대주로 잘 넘나들 수 있도록 윤활유를 깔아 줘야 한다. 그러므로 실크로드 시장단 여수포럼이 당연히 유치되어야 한다.

21세기는 MICE산업 시대
MICE는 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vents & exhibition의 약자다. 이 말들은 기업회의, 포상관계, 컨벤션, 그리고 전시의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이다. 세계 각 국은 MICE산업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이태리는 나폴리를 팔아서 살고,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를 팔아서 살고,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를 팔아서 산다는 말도 있다.

이 말은 관광인프라 구축이 그만큼 잘 되어 있다는 의미다. 여수에서도 디오션이나 엠블 등에서 국내회의 및 국제세미나 같은 국제회의를 많이 유치하는 것을 본다. 올 연말까지 크루즈도 12차례나 입항이 예정돼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여수가 크루즈 관광도시로 부상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렇게 공장이나 굴뚝 없이 손쉽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마이스산업을 ‘굴뚝 없는 산업’ 이라고 부르기까지도 한다. 여기서 왜 우리가 실크로드 시장단 여수포럼을 유치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야 한다.

기념 상징물 설치는 당연하다
상징물은 하나의 역사의 기록이다. 만주 집안에 광개토왕비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들은 하늘을 찌를 듯한 고구려의 기상을 읽을 수 있으며, 진흥왕의 5개의 순수비가 있었기에 신라의 영토의 확장과 역동성을 엿볼 수 있다.

중국 중원에서 시작해서 타클라마칸사막, 파미르고원을 지나 지중해에 이르는 통상로가 동서를 잇는 고대 대륙의 실크로드라면, 우리 여수에서 5대양 6대주로 뻗어나가게 될 새로운 길은 해양실크로드가 될 것이다. 이것은 바다와 해양문화 발전에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다. 따라서 제8회 실크로드 시장단 여수포럼 기념 상징물이 하나의 역사의 기록물이 될 수 있도록 당연히 설치돼야 한다.

바라건대 상징물 설치에 따른 추경예산을 조속히 편성하여 최소경비로 성공된 여수포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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