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 소호동 일출.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 중에서도 가장 진취적이고 활달하다는 ‘청마(靑馬)’의 해이다. 힘차게 달리는 말들의 기운찬 질주처럼 새해에는 일 년 내내 즐겁고 신나는 소식만 전해지기를 기원한다. 손정권 사진기자.

정월 초하루 여명과 함께 눈을 떴다. 이제 몸도 마음도 새로워지는 새해다. 송구영신의 첫날을 맞아 우리는 누구나 희망을 얘기한다.

너의 희망, 나의 희망, 나아가 도시의 희망도 얘기한다. 그렇지만 보통사람들의 소박하고 평범한 희망은 도시와 국가의 지도자들이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일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서로 지긋지긋하게 싸웠다. 국정원 사건이 일 년 내내 발목을 잡았고, 대립과 갈등, 분열과 와해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맘 편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국가는 그렇다 치고 여수는 어땠을까. 여수도 지난 몇 해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계박람회를 준비했고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여수는 놀랍도록 변했다. 덕분에 여수는 관광객이 1천만 명을 넘어선 도시가 되었다. ‘위대한 여수’로 한 발짝씩 다가선 모습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시민들 저마다의 가슴에 만족을 줄 수 있는 모습일까.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박람회장 사후 활용방안이 지지부진하다. 그렇게 지지부진한 사이에 박람회장의 시설은 시간이 갈수록 녹이 슬고 있다.

도시의 원대한 장기 계획도 아직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여수산단에는 일감이 없어서 여수의 많은 노동자들이 외지로 떠나고 있다. 더불어서 중소기업인들도 죽을 맛이다.

해가 바뀌었으니 올해는 뭔가 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도 자신할 수가 없다. 정작 산적한 문제들을 풀어야 할 정치인들의 선거가 눈앞에 임박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제 시급한 사안은 뒷전으로 밀린 채 쉰 목소리가 도시를 뒤덮을 것이다.

올해는 좀 바뀔까. 올해 선거 역시 민주당이 싹쓸이를 할까. 아니면 안철수 신당이 주도권을 잡을까.

그러나 시민들은 안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시민들의 살림살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선거에 들뜨거나 목을 매지 않고 차분한 마음으로 우리의 도리와 역할들을 해나가야 하는 까닭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화해와 용서에 목이 마르다. 서로 말귀를 못 알아듣는 불통의 사회구조가 점점 고착화 되어간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모습은 국가뿐만 아니라 도시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행정부 안에서의 소통의 부재, 갑지역과 을지역으로 나눠진 지방의회 안에서의 소통의 부재, 행정부와 지방의회간의 소통의 부재, 시장과 국회의원간의 소통의 부재도 문제다.

이러한 때는 무엇보다 실용적 리더십이 필요하겠다. 통합과 관용과 화합과 상생을 할 수 있는 따뜻한 리더십이 필요하겠다. 오른쪽이면 어떻고 왼쪽이면 어떤가. 여당이면 어떻고 야당이면 어떤가. 그것은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무엇이 시민들을 신나게 하고,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해 주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온통 갈등과 혼돈의 숲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의 미래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하기에 달렸다.

각 분야에서 조금 더 분발하기를 희망한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고3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도시가 되길 희망한다. 그 모습에서 ‘위대한 여수 건설’의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동부매일이 창간 7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다. 그 기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올해는 우리가 지닌 연륜에 걸맞게 더욱 여유 있고, 더욱 사려 깊고, 더욱 성숙하게 도시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게 우리의 다짐이다.

2014년 연말에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변화된 우리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게 미소 지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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