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6·4지방선거(1)

정치판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어제 민주당과 안철수당으로 불렸던 새정치연합이 합당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다가오는 6·4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많은 후보자들이 일대 혼란에 빠졌습니다.

두 당이 합당을 선언하면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서는 정당공천을 하지 않기로 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기초의원은 그나마 파장이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의 무공천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여수시장선거는 지금까지 크게 세 부류의 싸움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것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과 무소속의 경합이었습니다.

민주당은 김영규, 송대수 두 의원 간의 예선전이 예상되었고, 새정치연합은 김강용, 김동채, 박정일, 윤문칠, 주철현, 한영래님 간의 예선전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렇게 예선전을 통과한 후보자가 무소속의 김충석 현 시장과 본선에서 맞붙을 것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대체적인 시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판이 묘하게 흘러갔습니다.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이 없어지니 후보자들은 예선전 없이 모두가 본선에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다자간의 싸움이 된다면 지금까지의 셈법을 버리고 전혀 새로운 셈법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즉, 크던 작던 간에 확실한 고정표를 가진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여수의 총 유권자 수는 정확히 229,398명입니다. 약 23만 명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여수지역 투표율은 58%였습니다.

그 투표율을 이번 선거에 그대로 대입하면 이번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 수는 133,4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여타 후보까지 10여명의 후보자가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시장으로서의 당선권은 과연 몇 %나 되겠습니까.

각 후보들은 어찌되었든 자기 나름의 지지기반이 있을 것입니다. 출신 지역이 되었든 학연이 되었든, 나름의 지지기반이 있으니 시장이 될 수 있겠다고 결심했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모든 후보자가 출마를 하게 되면 어림짐작으로 투표자의 30~35%선이 당선 가능권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대략 4만~4만5천 명의 유권자 지지만 얻을 수 있다면 시장으로 당선이 가능하다는 추론이 나옵니다.

이제 선거가 정확히 90일 남았습니다. 이 의미는 누가 시장으로 적합할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날도 이제 겨우 90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후보자들은 조만간 어깨띠를 두르고 길거리에 서서 인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선거운동원들은 율동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바쁜 몸놀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많은 유권자들은 아직 누가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누가 알곡이고 누가 쭉정이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짧은 기간 동안에 유권자들은 과연 얼마나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겠습니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속이려고 들면 백 번이고 속일 수 있는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입니다.

언론사에 있다 보니 이번 선거에 출마한 대부분의 후보자들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깊이 있게 대화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렇게 만난 후보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당선이 되면 나는 꼭 이것을 하고 싶다, 혹은 이것만은 그래도 하고 싶다는 후보입니다. 고마운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오히려 저보고 무엇을 했으면 좋겠냐고 물어오는 후보입니다.

이제 선거가 코앞인데 기본적인 정책이나 공약을 물어오는 경우도 있고 여론과 선호도를 물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일반인과 거의 같은 수준의 말을 하는 후보입니다. 그냥 무작정 도와달라는 후보입니다.

이런 후보는 대개 다른 일을 하다가 정치나 행정이 좋아보여서 목적도 없이 덤벼든 후보입니다.

첫 번째 부류의 후보는 그래도 꿈이 있는 후보입니다. 그렇지만 세 번째 부류의 후보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 나온 후보입니다. 두 번째 후보는 글쎄입니다.

꿈과 욕심은 다릅니다. 후보자의 건강한 꿈은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후보자의 욕심은 오직 일신의 영달이 목표일뿐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 후보자들을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후보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 속에서 몇 가지라도 감동이 있는지, 그것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속에서 감동적인 부분이 몇 개라도 있는 후보자가 지금부터 잘하겠다는 후보자보다는 그래도 낫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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