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가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끝이 났다. 이제 확성기 소리도 없고, 명함 돌리는 일도 없다. 이번 선거에 유권자들은 각각의 후보자들에 대해 과연 얼마나 제대로 알고 투표를 했는지 시민 손정권씨에게 물었다. “기존 국회의원은 이미 알고, 나머지 후보자에 대해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포한 홍보물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그래도 대충이나마 홍보가 되어 있어서 사정이 낫다. 그러나 추후 다가올 지방선거는 후보자를 판단하는데 있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현재의 선거제도하에서는 후보자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정견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알릴 방법이 없다. 후보자가 일일이 발품을 팔아서 명함을 돌리는 일이나, 확성기를 동원한 선거운동원의 춤에 의지하는 것이 선거운동의 전부이다. 중앙에 본거지를 둔 방송이나 메이저 신문은 대도시 선거에 바쁘다. 그래서 지방선거에까지 미칠 여력은 없다. 대안은 지역 언론이다. 민주정치는 기본적으로 지역단위로 이루어진다. 대통령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각 지역마다 뽑는 정치인이 모두 다르다. 중앙 언론이 아무리 정치면을 넓히고 방송시간을 늘리다 해도 수 천 명에 달하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자세히 다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능한 자질을 갖추고 지역을 위해 봉사할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도 돈과 조직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선거구조이다. 그러다 보니 능력보다는 돈과 조직이 선거 판세를 좌우한다. 그 폐단이 지금 여수시 의회에서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전남대 박일흠 교수는 “지역 언론도 지금과 같이 후보자들의 치적 자랑이나 후보자들이 내놓는 홍보자료를 단순히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확인해서 유권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언론으로써의 순기능을 해야 할 시기 입니다” 하면서 건강한 인물을 찾아내고 발굴하는 것도 지역 언론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건강한 지역 언론이 건강한 지역을 만드는 선진국의 예가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선거문화가 하루빨리 우리지역에도 정착되어야 할 때이다. 박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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