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과장 부임하고 소통할 때쯤 가버려
‘택배’를 ‘소포’로 명칭만 바꿔 집배원 업무만 가중
우정사업본부 자회사 ‘우체국택배’ 알짜배기 구역만 배송
"누군가의 사연과 소식을 전하는 소식통"

지난 2011년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한국노총 우정노조에서 탈퇴한 ‘우체국여수지부’ 설립 6년. 김인철 지부장(50)과 장태혁 교육선전국장을 만났다.

▲여수우체국지부 노동조합 설립이 힘든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아는데.

“이명박 정부 때 복수노조가 허용됐어요. 옛날에는 한 회사에 하나의 노조만 가능했었는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집배 노조가 전국적으로 생기게 된거죠.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한국노총 우정노조를 탈퇴하고 2018년 6월 23일에 참여노조 형태의 여수우체국지부를 설립 했습니다.“

기업 내 복수노조가 허용된 시점은 2011년 7월 1일부터였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많은 기업 내에는 다양한 노조가 설립되기 시작했다.

김 지부장은 ”한국노총 우정노조에 속해 있을 때 부당한 일들이 너무 많았고 그런 부분들을 보고도 바로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다“며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우정노조에서 탈퇴하고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노조 설립에 대한 뜻을 밝혔다.

여수우체국지부가 설립 당시 7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총 19명의 조합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은 인원이지만 조합원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김인철 지부장은 "여수지부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나와 다른 색으로 이끌어 줬으면 한다"면서 퇴임의 사유를 밝혔다.(사진=오지선 기자)
▲김인철 지부장은 "여수지부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나와 다른 색으로 이끌어 줬으면 한다"면서 퇴임의 사유를 밝혔다.(사진=오지선 기자)

▲지부장직을 퇴임 하신다고 하셨는데 퇴임의 사유가 있다면.

”여수우체국지부가 지금보다 더 나은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6년이라는 임기 동안 한 색깔로 보여지지 않았나 하는 마음에 유능하고 젊은 사람이 맡아서 지금과는 다른 색으로 여수지부를 이끌어 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김 지부장은 여수지부 설립 당시부터 지부장직을 맡아왔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합원들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6년간 여수지부를 이끌어 오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여기까지 왔고 이제는 나보다 더 유능한 사람이 여수지부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성과와 아쉬운 일이 있다면.

”다른 지부도 마찬가지겠지만 여수지부가 여러모로 많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고 조합원들 간의 소통도 원활해진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건 참여노조 간에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이죠. 사측과 대화를 하려면 노조 인원이 많아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텐데 그렇지 못 한게 안타깝다“

이어 "임기 동안 이루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정사업본부 내에 총 6개의 복수노조가 있으며 그 중 참여노조는 2개가 있다. 2개의 참여노조가 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집배원들의 하루 업무 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집배원들은 오전 8시부터 업무가 시작됩니다. 출근을 하면 우편차가 도착하고 우편차에서 내린 우편물을 자기 구역에 맞게 분리 작업을 합니다. 시내권과 시외권으로 나눠져 각자 구역에 우편물을 배달하게 됩니다“ "집배원의 배달 업무가 시내권은 우체국에서 바로 배달이 시작 되지만 시외권(돌산,화양,율촌)은 이륜차에 우편물을 다 실을 수 없기에 중간 거점에 차량으로 받아서 우편물을 다시 적재하고 중간 거점에서 배달이 시작된다."

"집배원이 하루 배달하는 물량이 이륜차로 평균 두 번 정도 많을 때는 다섯 번 정도 우체국과 배달 구역을 반복해서 운행하고 있다. 요즘은 대형 소포가 문제다. 이륜차에 적재가 되지 않으면 차량으로 배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전원주택이 늘어나면서 시외권 지역에 대형 소포 물량이 많아져 집배원들의 업무 강도가 늘어났다고 한다.

집배원들의 업무는 소포우편물을 배달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택배’라고 부르는 명칭을 우체국에서 ‘소포’로 바뀌면서 소형 소포(택배)는 집배원들의 몫이 돼버렸다.

”그나마 시내권은 소형만 배달하면 되는데 시외권은 모든 소포(택배)를 집배원이 배달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정사업본부에서 우체국 택배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우편물이 접수부터 배달이 되기까지 총 13단계를 거친다"며 "많은 과정 속에는 여러 사람들의 노고가 녹아있고 최종적으로 집배원들의 손을 거쳐 마지막 단계 배달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집배원으로 근무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있다면.

”제가 직접 겪은 건 아니지만 다른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러 갔다가 심정지로 쓰러진 노인분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해 생명을 살리는 경우도 있고, 독거노인분을 발견해 수습할 수 있게 해준 경우들이 있었죠“

김 지부장은 집배원 일을 하다 보면 참 많은 이야기을 접한다고 한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와 가슴아픈 이야기 그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사연들을 듣게 된다고 말한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서로의 마음을 편지로 전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집배원은 단순히 우편물만 전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사연과 소식을 전하는 소식통이었다"

▲김인철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여수지부장.
▲김인철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여수지부장.

▲교섭노조와 참여노조 간에 업무 여건이나 특이 사항이 있다면.

”교섭노조와 참여노조의 업무적인 부분은 공통적이다. 특이 사항은 조합비 회계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교섭노조가 생긴지 60여 년이다. 하지만 조합원 보다 사측의 입장을 고려하는 노조로 전락해 버렸고 교섭노조 집행부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폐단이 생긴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우체국 택배 노조의 파업으로 집배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여수는 택배 노조에 가입된 분이 많지 않아서 큰 타격은 없지만 어느 정도는 업무에 가중이 예상됩니다. 아마도 릴레이 간헐적 파업이 예상되고 파업하는 동안 동참하지 않는 택배원들이 겸배 시스템이 적용되어 배달 기사가 빠지는 지역의 물량을 분배해서 배달하기 때문에 큰 혼잡은 없을 겁니다“

겸배 시스템은 휴무로 인해 생기는 빈자리를 여러 사람이 채워주는 제도다. 여수우체국 택배 기사는 총 18명으로 이 중 2명이 택배 노조에 가입돼 있다. 파업으로 2명이 빠지면 16명이 빠진 2명의 업무를 나눠서 진행하게 된다.

▲노-사 간에 개선이 필요한게 있다면.

”사측과 소통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관리자들이 부임해서 오면 서로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애로사항과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소통하려고 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가버립니다. 관리자가 부임해서 근무하는 기간이 짧게는 3개월 가장 길게 근무한 것이 2년입니다. 이렇다 보니 저희가 사측에 애로사항이나 중.장기적인 협의사항에 대해서 소통이 안됩니다“

여수우체국으로 부임하는 관리자들이 너무 짧은 기간 머물다 가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집배원과 사측 간에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퇴임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를 믿고 따라와 줘서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조합원들이 믿어 줬기에 제가 끝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었고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었다. 차기 지부장님도 정말 든든한 분이기에 누구보다도 여수지부를 잘 이끌어 줄 거라 믿는다. 6년이란 시간동안 조합원들의 신뢰와 응원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교섭노조와 사측에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노-사가 소통할 수 있도록 관리자 근무 기간이 길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도가 바뀌어서 다른 공공기관과 같이 이륜차 타는 사람들도 물류 과장까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섭노조에 계시는 몇몇 분들이 편 가르기를 하는데 뜻과 의견을 모아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갔으면 한다. 본인들 자리만 생각하다가 결국은 그 화살이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을 못 하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습니다. 현재 우정사업본부는 소통하는 부분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수 기자 newstop23@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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