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내버스가 막장’, 회사의 모든 환경 '50년' 전에 머물러…
어려움을 호소하기 위해 운전원 ‘급여 지연’, 여수시 보조금 관리 적극 나서야
직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싶다

 

▲김영철 지회장은 너무도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3년을 지나오면서 크지는 않지만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사진=오지선 기자)
▲김영철 지회장은 너무도 열악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3년을 지나오면서 크지는 않지만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사진=오지선 기자)

탄광이 막장인 시대를 지나 지금은 시내버스가 막장이라고 얘기한다. 여수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김영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 광주전남지역지회장(58)과 이준성 오동운수지회장(58)을 만나 시내버스 운전 노동자의 노동 현실을 들어봤다.

-동양교통과 오동운수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로 통합 설립 과정은.

="사무실 없이 동양교통이 먼저 지난 2020년 4월 발대식을 하고 이어 2021년 4월 오동운수 발대식 하면서 동양과 오동운수가 통합 노조로 설립됐다. 그동안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다가 생존권, 근로환경, 차량 배차 등 조합비를 내고도 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눈치만 보게 되는 상황에서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

"탄광이 막장인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시내버스가 막장이다. 어디를 가든지 그 집을 알려면 화장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신입들이 회사의 환경에 대해 이해를 못 한다. 시대는 변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50년 전에 머물러 있는 회사의 근무 환경이 너무도 열악하다."

-여수 시내버스가 운행되는 시스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여수 시내버스 회사가 동일하게 공동배차를 하고 있다. 단독노선이 아닌 15일 단위로 매월 2회(1일, 16일) 바뀐다. 율촌, 화양, 돌산, 시내권 권역별로 나눠져 있으며 똑같이 회사별로 돌아간다. 예전에는 회사별로 노선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3려통합이 되면서 공동배차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는 여러 가지 마찰도 있었다."

-근무하면서 부당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회사에서 생존권, 차량배차, 차량배정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형평성에 맞게 배정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며 똑같은 노동자를 조합에 따라 구분해 피해를 주고 있다. 사측에서 행해지는 갑질, 차량 배차 문제로 운전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여기에 생존권까지 더해져 많은 운전원이 매년 계약 연장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정년(60세)이 되면 촉탁직으로 전환이 된다. 촉탁직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 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동양과 오동운수 운전원들은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계약 연장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사측과 교섭노조의 말 한마디에 결정이 난다. 그래서 부당하고 힘들어도 말을 못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김영철 지회장은 매년 지급되는 서비스 평가금 1억원이 운전원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고 바로 잡게 되었다.(사진=오지선 기자)
▲김영철 지회장은 매년 지급되는 서비스 평가금 1억원이 운전원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부분을 문제로 지적하고 바로 잡게 되었다.(사진=오지선 기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조 활동이 있다면.

="매년 지급되는 서비스 평가금 1억원. 운전원들에게 지급되야 할 수당이 회사에 투자금으로 약 40%의 금액이 지급되었다. 서비스 평가금은 운전원들이 시민을 대하는 친절도나 안전 운행 등을 분기별로 평가단들이 암행으로 버스에 탑승해 평가를 하게 된다. 평가 점수에 따라 1.2.3등으로 나눠지고 등수에 맞게 정해진 금액을 운전원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운전원들의 노고에 대한 수당을 회사가 일부를 사용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돈은 아니지만 결국 시민의 혈세를 내 것처럼 사용하는 회사를 보면서 정말 이건 바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수시에서 200억원에 가까운 지원금을 받고도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는데.

="운전원들이 봉급을 제때 받은 적이 별로 없어요. 5일, 일주일 급여를 조금씩 늦게 지급하고 있다. 생존이 달리 운전원들은 피가 마른다. 봉급을 늦게 지급해서 회사 사정이 안 좋다는 걸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야만 지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목포 시내버스 파업이 파장이 일었는데 여수도 영향이 있는지.

="목포 시내버스도 임금이나 연료비로 인해 여러 번 파업을 하고 지금은 운행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6월 정도면 어느 쪽이든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공영제 또는 준공영제 중 어느 쪽이든 결정이 되겠죠. 그러면 그 여파가 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운전원들이 바라는 건 공영제로 운영되길 바란다. 그래야 운전원도 시민들도 모두가 편해지고 투명하게 운영이 될 거라고 본다."

-버스 운전을 하게 된 계기와 보람을 느낀 일이 있다면

="운전을 하기 전에는 LG화학에서 근무했었다. 몸이 안 좋아서 퇴사를 하게 됐고 건강을 다시 찾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운전이어서 버스를 운전하게 되었다. 막상 들어와서 보니 너무 열악한 환경에 놀랐다. 노동조합 설립하고 가장 보람된 일은 13년 만에 버스 운행 시간을 조정했다.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촉박한 시간으로 인해 과속, 신호위반, 난폭운전을 했었는데 운행 시간이 조정되면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은 개선됐다."

▲김영철 지회장은 민원 발생으로 힘들지만 많은 시민분들이 탑승 의사를 보여주시기에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사진=오지선 기자)
▲김영철 지회장은 민원 발생으로 힘들지만 많은 시민분들이 탑승 의사를 보여주시기에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사진=오지선 기자)

-버스 운행 중 힘든 환경이 있다면.

="민원 발생이 운전원에게는 어려운 부분이다. 규정상 모든 정거장마다 정차해서 문을 개폐해야 하지만 정해진 운행 시간을 맞추려면 너무도 빠듯해 탑승의 의사가 없을 때는 정차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정차 없이 운행한 부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민원이 들어오면 벌금과 자비로 교육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솔직히 기운이 빠진다." "그래도 많은 시민분들이 탑승 의사를 보여주시기에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저희 운전원들은 시민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분들도 기본적인 의사표시를 해준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여수시와 회사 측에 특별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김영철 지회장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져야 하기에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기를 바라고 시민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시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사나 여수시에서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서로를 챙겨줄 수 있는 동료애가 생기길 바란다.”

이준성 지회장 “내 아들 같은 직원들도 있다. 우리야 어느 정도 나이도 먹고 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젊은 친구들이 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고 환경과 시스템이 좋아질 수 있도록 열심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김  수 기자 newstop23@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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